이스라엘 국기와 돌을 던지는 아이

by - 수요일, 3월 08, 2017

돌을 던지고 있는 파리스 오데(Faris Odeh)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집회에 성조기와 함께 대형 이스라엘기가 등장했다.
<민중의 소리> 권종술 기자는 개신교계 언론 <크리스챤투데이>에 실린 조용기 목사의 설교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박정희 정권의 정훈 자료 등에서 그 까닭을 찾는다. ‘골리앗처럼 강하고 인구도 많은 아랍세계에 하나님의 힘으로 다윗 같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여 승리했다는 것이 보수 기독교계와 박정희 세력의 논리라고 한다. 저들은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종북, 좌파, 빨갱이 세력을 물리칠 힘을 이스라엘국기에서 구하려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하면 언제나 떠오르는 사진이 있다. 20001029일 가자지구 카르니 검문소 근처에서 이스라엘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지는 열다섯 살 소년, 파리스 오데(Faris Odeh) 사진이다. 파리스는 열흘 뒤인 2000118일 돌을 던지다 이스라엘 군의 조준사격을 받고 목에 총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위협 때문에 친구들은 한 시간 동안 피 흘리고 있는 파리스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가까스로 병원에 옮겨졌을 때, 소년은 사망해 있었다.
 
이스라엘이 벌인 세 차례의 중동전쟁, 그리고 셀 수 없이 자행되고 있는 폭격과 학살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난민이 되어 떠돌게 되었나? 얼마나 많은 통곡과 눈물이 있었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지금도 소년, 소녀들은 돌을 던지고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뎡야핑 활동가는 한국일보 33일자 칼럼에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가둔 팔레스타인 소년소녀는 12천 명을 훌쩍 넘이들 중 대다수가 돌을 던졌다는 이유만으로 수감되고 있다고 전한다. “이스라엘은 2015년 형법을 개정해 투석행위를 최대 20년까지 징역이 가능한 중범죄로 만들었다고 한다. 점령군 이스라엘 탱크는 피해자이고 돌을 던진 아이는 테러리스트인 것이다.
 
이스라엘국기는 전쟁과 학살, 폭압의 상징이다. 그 피비린내 나는 깃발을 움켜쥐고 휘두르는 저들에 몸서리가 쳐진다. 다음 탄핵 집회 때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가져가야하나?
 
* 지식채널e에 방영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관련 동영상 두 개를 링크합니다.
첫 번째는 팔레스타인 카툰작가 나지 알 알리가 그린 한잘라캐릭터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1982년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를 다시 살게 한 한마디입니다. 못 보신 분이 있다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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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생각지 못했던 지적에 감사합니다. 제 자신은 이스라엘의 깃발 등장 소식을 듣고 비슷하면서도 약간 결이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3.1절 집회를 동원한 곳은 보수기독교의 대형교회들이었습니다. 집회 주변에는 “구국(救國)” 따위의 말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교회 목사들의 부패 혐의와 막말 등이 도마에 오른 뒤, 저는 저들을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회에서 마주치고 순간 '뜨끔' 했습니다. 저들이 가진 ‘멸공 척살 성전'의 역사를 잊고 있었던 자신을 발견한 겁니다.
    스페인 내전에서 꾀나 많은 가톨릭 신부가 총을 들고 노동자들, 혁명가들을 겨누었습니다. 그들은 영광스런 스페인 역사와 나라를 가톨릭적 가치로 부흥하자 했지만, 행동은 파시즘과 손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좌파가 가장 큰 적이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일부 가톨릭 신부와 개신교 목사가 나치와 협력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교회와 독일의 부흥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동은 나치의 전쟁과 유대인 학살을 합리화하고 선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에게도 가장 큰 적은 좌파였습니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는 당시 바티칸의 교황(피우스 11, 12세)도 포함됩니다.
    비오는 3.1절 집회, 한국의 보수 기독교는 독립 운동을 기념(紀念)하며 제국주의 국가들의 깃발을 흔드는 온갖 잡동사니의 무리였지만, 이런 메시지는 분명히 남기더군요. "빨갱이를 때려잡자!" 그들이 누구 손을 잡을지 알 수 없습니다. 아직 이 나라에 파시즘의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들이 좌파를 적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미 스스로 말합니다. 경찰차 사이로 저들의 “구국 집회”와 적개심에 불타는 기독교인들이 보였습니다. 만약 저들에게 총이 주어진다면 촛불 든 사람이라도 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떠올랐습니다. 그런 저들에게 팔레스타인의 돌 던지는 소년, 소녀들은 “빨갱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닌지, 정말이지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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