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니엘 블레이크

by - 화요일, 2월 14, 2017


설연휴 마지막날 <,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았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가족에 대해 생각 했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혼자 산다. 아내가 병으로 먼저 죽었다. 심장병이 있다. 케이티는 어린 아이 둘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그들에게는 돌봐주거나 의지할 가족이 없다. 기댈 곳은 국가 복지제도 뿐이다. 그런데 무너져가는 영국 복지제도는 그들을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는다.
 
혼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한국에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한국에서 혼자 사는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7.2%로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다.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순이다. 영화의 배경인 영국은 2014년 기준으로 1인 가구가 29%로 한국보다 비중은 조금 더 높지만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2인 가구(35%). 그 뒤로 4인 이상 가구 (20%), 3인 가구(16%) 순이다.
 
한국 1인 가구 연령대를 보면 20, 70, 30대 순이다. 2016년 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를 보면 1인 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주거환경, 건강, 경제력 등이 모두 열악하다. 1인 가구 빈곤률은 2015년을 기준으로 50%를 넘었다. 특히 가난한 노인들이 혼자 산다. 혹은 혼자 사는 노인들은 가난하기 십상이다. 서울연구원은 고령층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률이 67.1%OECD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영국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는 복지제도조차 갖추고 있지 못한 한국이다. 혼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기댈 곳은 어디일까? 아직 영국보다는 끈끈해 보이는 가족이 마지막 버팀목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기댈 수 있을까? 다른 가족들도 계속 버텨낼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다. 영화에서 케이티는 어머니에게 끝내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 가운데 어머니와 동생이 1인 가구다. 어머니는 설날 아침밥을 먹다가 고기를 손녀 그릇에 옮기시며 치아가 성한 데가 없다고 푸념 하셨다. 치과에 가자고 하니 한사코 가지 않겠다고 하셨다. 나는 그만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시골서 텃밭을 가꾸시는 어머니는 소득이 거의 없다. 어머니께 최근 용돈을 드리지 않고 있었다. 내 귀는 벌게져 있었다.
 
온갖 비인간적 대우를 감수하며 국가에 복지수당을 요구하는 것보다 가족에게 폐가 된다는 것에 더 큰 비참함을 느낄 수 있다. 2015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 26.5명으로 한국이 OECD 1위다. 연령별로 보면, 80대 이상이 10만 명 당 83.7명으로 가장 많고 70대는 62.5, 6036.9명 순이다. 고용복지센터 건물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 다니엘 블레이크라고 쓸 수는 있지만, 자식 전세집 벽에 내가 니 애미다라고 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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